[영화 리뷰] 굿 포츈(Good Fortune)

 [영화 리뷰] 굿 포츈(Good Fortune): '존 윅'이 날개 없는 천사가 되어 가르쳐준 행복의 역설

굿 포츈 수호천사 키아누 리브스


키아누 리브스, 총 대신 날개를 달다?

액션 누아르의 대명사 '존 윅'은 잊어라. 배우 키아누 리브스가 영화 <굿 포츈>을 통해 엉뚱하고 어설픈 천사 '가브리엘'로 돌아왔다. 코미디언이자 감독인 아지즈 안사리의 연출작인 이 영화는, 화려한 캐스팅(키아누 리브스, 세스 로건, 아지즈 안사리)만으로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한 슬랩스틱 코미디가 아니다. "돈이 있으면 행복할까?"라는 인류 최대의 난제를 '영혼 체인지'와 '천사의 개입'이라는 판타지적 설정으로 풀어낸 유쾌한 사회 풍자극이다. 본 글에서는 긱 워커(Gig Worker, 단기 계약직)의 현실을 꼬집는 감독의 시선과, 키아누 리브스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분석해 본다.

캐릭터의 반전: 수호천사가 된 액션 스타

대중에게 키아누 리브스는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고독한 킬러의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굿 포츈>에서 그가 연기한 천사 '가브리엘'은 선한 의도는 가득하지만 일 처리는 엉망인 허당 캐릭터다.

가난한 주인공에게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다"라는 교훈을 주려다 일을 꼬이게 만드는 그의 모습은, 전작 <존 윅>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큰 웃음을 준다. 특히 수영장에서 날개(CG)를 펼치려다 실패하거나, 인간 세상의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당황하는 그의 표정 연기는 '키아누 리브스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장르를 불문하고 관객을 무장해제시키는 배우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풍자의 핵심: 긱 이코노미(Gig Economy)와 빈부격차

영화의 갈등 구조는 명확하다. 하루벌이 인생을 사는 긱 워커(아지즈 안사리)와, 가진 건 돈밖에 없는 억만장자(세스 로건). 천사 가브리엘은 이 둘의 삶을 바꿔치기함으로써 깨달음을 주려 한다.

감독 아지즈 안사리는 자신의 장기인 '현실 밀착형 코미디'를 통해 현대 자본주의의 민낯을 드러낸다. 앱으로 사람을 부리고 평가하는 냉혹한 플랫폼 노동의 현실과,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공허함을 느끼는 부자의 삶을 교차시키며 "과연 진정한 행운(Good Fortune)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부자가 된 빈자가 마냥 행복해하지 않고, 빈자가 된 부자가 의외의 적응력을 보여주는 전개는 뻔한 클리셰를 비트는 이 영화만의 영리한 화법이다.

세스 로건과 아지즈 안사리: 웃음 뒤에 남는 씁쓸함

미국 코미디계의 거물 세스 로건과 아지즈 안사리의 티키타카(대화 호흡)는 영화의 리듬을 책임진다. 세스 로건 특유의 능청스러운 부자 연기와, 아지즈 안사리의 신경질적이면서도 공감 가는 소시민 연기는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

그들이 주고받는 대사 속에는 현대 사회의 계급론과 불평등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숨어 있다. 하지만 영화는 이를 무겁게 설교하지 않는다. 대신 "어차피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긍정적인 허무주의로 포장하여 관객에게 가벼운 위로를 건넨다. 웃으면서 보다가 문득 내 통장 잔고와 행복의 상관관계를 고민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굿 포츈>이 가진 힘이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한 행운

영화 <굿 포츈>은 완벽한 삶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행운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키아누 리브스의 귀여운(?) 천사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티켓값은 충분히 한다. 새해를 맞아 '대박'을 꿈꾸는 당신에게, 이 영화는 "지금 당신의 삶도 꽤 괜찮은 행운일지 모른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해줄 것이다. 가볍게 즐기고 깊게 남는 코미디를 찾는다면 강력 추천한다.


*"액션 장인 톰 크루즈가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링크)*에서 비장함을 보여줬다면, 또 다른 액션 스타 키아누 리브스는 이 영화에서 완벽하게 망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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