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버킷 리스트(The Bucket List)

 [영화 비평] 버킷 리스트(The Bucket List): 죽음 앞에 선 두 노인이 가르쳐준 '진짜 인생' 사용법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당신의 관 뚜껑이 닫히기 전,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는 누구나 죽는다. 하지만 죽음을 미리 알고 준비하는 사람은 드물다. 영화 <버킷 리스트>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두 노인의 여행을 통해, '죽음(Death)'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유쾌하고 감동적인 '삶(Life)'의 찬가로 바꿔놓는다.

할리우드의 두 전설, 잭 니콜슨(에드워드 역)과 모건 프리먼(카터 역)의 연기를 한 화면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는 충분하다. 2007년 개봉 이후 전 세계 수많은 사람에게 "내 인생의 버킷 리스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 이 작품. 2026년 오늘, 다시 한번 꺼내 보며 웰다잉(Well-Dying)과 웰빙(Well-Being)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억만장자와 정비사: 병실에서 만난 극과 극의 인생

평생 돈 버는 기계로 살아온 괴팍한 사업가 에드워드, 그리고 가족을 위해 꿈을 접고 성실하게 살아온 자동차 정비사 카터. 살아온 궤적은 정반대지만, 두 사람은 '6개월 시한부'라는 공평한 운명 앞에 같은 병실을 쓰게 된다.

영화는 병원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확장된다. 카터가 심심풀이로 적던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목록(버킷 리스트)'을 에드워드가 발견하고, "돈은 내가 댈 테니 실행에 옮기자"고 제안하면서 그들의 무모한 여행은 시작된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두 노인이 티격태격하며 쌓아가는 우정은, 나이와 배경을 초월한 인간 대 인간의 교감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이집트 피라미드 위에서의 문답: 두 가지 질문

스카이다이빙, 카레이싱, 문신하기... 자극적인 목록들을 하나씩 지워가던 그들은 이집트 피라미드 앞에서 삶의 본질을 관통하는 대화를 나눈다. 카터는 에드워드에게 고대 이집트인들이 믿었던 사후 세계의 판결 기준인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1. "인생에서 기쁨(Joy)을 찾았는가?"

  2. "당신의 인생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었는가?"

첫 번째 질문에는 자신 있게 답했던 에드워드도, 두 번째 질문 앞에서는 말문이 막힌다. 이 장면은 단순히 놀고먹는 여행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화해하지 못한 과거(가족과의 불화)를 치유하는 여정임을 암시한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완성이다

여행의 끝에서 두 사람은 각자 가장 두려워했던 문제와 직면한다. 에드워드는 절연했던 딸을 찾아가고, 카터는 가정으로 돌아가 소박한 행복을 재발견한다.

영화의 엔딩, 히말라야 설산 위 깡통 속에 나란히 묻힌 두 사람의 모습은 슬프기보다 아름답다. 그들은 죽음을 피하려 애쓰는 대신, 남은 시간을 밀도 있게 채움으로써 삶을 완성했다. "그는 눈을 감았지만, 마음은 열려 있었다"라는 모건 프리먼의 내레이션처럼, 이 영화는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가장 빠른 시작임을 역설한다.

지금 당장 펜을 들어라

영화 <버킷 리스트>는 관객에게 숙제를 남긴다. 지금 당장 노트와 펜을 꺼내 당신만의 리스트를 적어보라고. 거창한 세계 여행이 아니어도 좋다. '가족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기', '고마운 사람에게 밥 한 끼 사기' 같은 사소한 것들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는 가장 빛나는 추억이 될 수 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시니어뿐만 아니라, 앞만 보고 달리느라 지친 청춘들에게도 이 영화는 훌륭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영화 비평] 인셉션(Inception)

주토피아 2(Zootopia 2)

[영화 리뷰] 신의 악단(The Orchestra of G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