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 어바웃 타임(About Time)

 [영화 비평] 어바웃 타임(About Time): 시간 여행자가 마지막에 깨달은 '오늘'의 비밀

어바웃 타임(About Time)

로맨틱 코미디의 탈을 쓴 '인생 지침서'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당신은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가?"

영화 <어바웃 타임>은 성인이 된 날, 아버지로부터 가문의 비밀을 듣게 된 모태솔로 '팀(돔놀 글리슨)'의 이야기다. 그 비밀은 바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 대부분의 시간 여행 영화가 로또 당첨이나 세계 구원 같은 거창한 목표를 다루지만, 이 영화는 소박하다. 주인공은 그 엄청난 능력을 오직 '사랑을 얻는 데'에만 쓴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쯤 관객은 깨닫는다. 이 영화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결국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평범한 하루를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이었음을.

아버지의 유산: 행복을 위한 두 가지 공식

영화 속 아버지(빌 나이)는 아들에게 시간 여행을 통해 행복해지는 비결을 전수한다. 그것은 부자가 되는 법이 아니라, **'하루를 두 번 살아보는 것'**이다.

첫 번째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긴장과 걱정 속에서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두 번째는 똑같은 하루를 다시 살되, 이번에는 긴장을 풀고 주변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이다. 짜증 나는 직장 상사의 잔소리조차 유머로 넘기고, 무심코 지나쳤던 편의점 점원의 미소에 화답하는 주인공의 모습. 이는 우리에게 시간 여행 능력이 없더라도, **'마음의 여유'**만 있다면 인생의 질감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아버지와의 산책: 떠나보낼 줄 아는 용기

영화의 가장 눈물겨운 장면은 로맨스 씬이 아니라, 죽음을 앞둔 아버지와 아들이 과거로 돌아가 해변을 산책하는 씬이다.

팀은 아버지를 계속 살리기 위해 과거를 바꿀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녀(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위해 아버지의 죽음(이별)을 받아들인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 아버지와 물수제비를 뜨며 작별하는 장면은, 세대 교체라는 인생의 순리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명장면이다. 늙어감과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삶의 완성'으로 받아들이는 아버지의 태도는 시니어 세대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더 이상 시간 여행을 하지 않는 이유

영화의 결말, 팀은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심한다.

"이제 나는 시간 여행을 하지 않는다. 그저 이 날을 위해 시간 여행을 온 것처럼, 나의 특별하고도 평범한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완전하고 즐겁게 매일 지내려고 노력할 뿐이다."

이 독백은 영화가 주는 최고의 메시지다. 후회를 바로잡으려 과거에 집착하거나,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는 대신 **'지금 이 순간(Here and Now)'**을 충실히 사는 것. 그것이 시간 여행자보다 더 행복하게 사는 유일한 방법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당신의 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우리는 누구나 시간 여행자다. 미래를 향해 하루하루 속도로 여행하고 있다. <어바웃 타임>은 그 여행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거창한 성공이 아니라 오늘 아침 마시는 커피 한 잔의 향기, 가족과 나누는 저녁 식사의 온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오늘 하루가 힘들었는가? 그렇다면 마음속으로 외쳐보자. "나는 이 하루를 즐기기 위해 미래에서 온 시간 여행자다." 그러면 퍽퍽했던 당신의 일상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빛나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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